어서 오십시오
앉으세요, 앉으세요
뭐가 필요하신지 말씀만 하세요
(다 됩니다)
딸 시집보낼 집, 아들 벼슬 자리
땅 팔 사람, 땅 살 사람, 내가 다 알지
저잣거리 한복판에 내 자리는 없어
근데 저자 어느 집도 나 없인 안 열려
이쪽 손 잡고 저쪽 손 잡아
둘이 악수할 때 나는 가운데 서
값은 올려 부르고 셈은 내려 적어
남는 건 어디로? 내 소매 속으로
양반도 상놈도 나한테 웃어
내 얼굴은 기억 안 나도 내 말은 믿어
이름이 뭐였더라? 그게 중요한가
일만 되면 돼, 오늘도 일은 됐어
말 한마디면 돼 — (돼)
도장 하나면 돼 — (돼)
누가 득을 보냐고? 둘 다 봤지
그 사이에서 — 나도 조금 봤지
걱정 마세요, 다 됩니다
값은 나중에, 다 됩니다
(거간꾼 — 거간꾼)
오늘 손님은 돈이 많아
기와집 하나 사고 싶다고 하셔
남산 아래, 마당 넓고, 우물 가깝고
그런 집이 있지, 내가 아주 잘 알지
도장 꺼내라, 문서를 쓰자
집주인이 누구냐고? 내가 알아서 하지
빚이 좀 있었어, 몇 해 밀린 빚
주인은 집을 내놔야 해, 오늘까지
붓을 들고 집주인 이름을 쓰는데
손이 안 떨려, 내 이름 쓰는데
손님은 좋아하셔, 값이 싸다고
나도 웃지, 수고비는 받아야지
집이야 또 사면 되지
근데 수고비는 지금 받아야 돼
(이쪽으로요)
말 한마디면 돼 — (돼)
도장 하나면 돼 — (돼)
누가 득을 보냐고? 둘 다 봤지
그 사이에서 — 나도 조금 봤지
걱정 마세요, 다 됩니다
값은 나중에, 다 됩니다
(거간꾼 — 거간꾼)
오늘 밤은 주막에서 자지
내일은 또 누가 집을 팔려나
(다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