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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힙합 유니버스

섬과 별

ISLAND AND STARS

제 6 장

이것은 서른여섯 곡으로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조선을 배경으로 한 국악 힙합 세 개의 삼부작 — 붓과 불의 이야기, 소금과 바다의 이야기, 그리고 눈과 쇠의 이야기. 아홉 장의 앨범이 하나의 이야기를 이룹니다. 여기서부터 시작합니다.

이 이야기는 아홉 장으로 이어집니다. 여기는 제6장입니다. 처음부터 읽기 · 전체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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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이 바닥을 뒤집었다. 옥이가 궤짝을 안고 올라왔고, 그 안에는 거짓 증언을 산 자들의 이름이 있었다. 수겸은 자기가 진실이 묻힌 곳으로 보내졌다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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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 이어도

하나

떠나기로 한 것은 그 겨울이었다.

수겸이 사본을 다 옮겨 적는 데 열이레가 걸렸다. 소금이 지운 자리는 비워두었다. 비워둔 자리가 스물세 군데였고, 그중 열한 군데는 이름이 있던 자리였다.

배쇠가 물었다. 그 빈 곳은 어찌하오.

"비워둔 채로 가져가오."

"비면 증거가 안 되지 않소."

"비어 있는 것도 증거요. 누군가 지웠다는 증거요."

배쇠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으나 더 묻지 않았다.

원본은 궤짝째로 두고 가기로 하였다. 한 벌은 증거고 한 벌은 목숨이니, 두 벌이 같은 배에 타서는 안 된다는 것이 배쇠의 뜻이었다. 평생 밀수를 한 자의 셈법이었고, 아무도 반박하지 않았다.

돛을 올리던 날 밤은 맑았다.

배쇠가 흰 천을 꺼냈다. 검게 물들이지 않은 돛이었다. 평생 처음이었다.

"보이지 않겠소?"

"보이라고 올리는 것이오."

북두칠성이 낮게 걸려 있었다. 다른 별은 다 돌아도 그 일곱만은 자리를 바꾸지 않는다. 그래서 뱃사람은 그것만 믿는다.

갑수도 배에 올랐다. 아무도 말리지 않았다. 그가 왜 가는지는 모두가 알았다.

그리고 옥이가 왔다.

아무도 그 여자에게 오라 하지 않았다. 스스로 배에 올랐다. 문서를 건진 손이었으니, 끝까지 보고 싶었을 것이다. 그렇게들 생각했다.

반나절을 저었다.

섬이 수평선 아래로 내려가고 있었다. 그때 옥이가 일어섰다.

뱃머리에 서서 앞이 아니라 뒤를 보고 있었다. 멀어지는 섬을 보고 있었다.

수겸이 물었다. 무슨 일이오.

옥이가 웃으며 말했다.

"뭍에 가면 나는 무엇이오."

"글도 모르고 이름도 없는 아낙이오."

"여기서는 내가 주인인데, 저기서는 고개를 숙여야 하오."

아무도 반박하지 못했다. 그것이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그대들의 싸움은 뭍의 싸움이오."

"나는 이미 내 싸움을 마쳤소. 뼈들을 만났고 이름을 건졌으니."

"내 몫은 여기까지요."

태왁을 내려놓았다. 빗창도 두고 갔다. 가져갈 것이 없는 사람처럼.

저고리 끈을 다시 묶고, 셋을 한 번씩 보았다.

늙은 어부에게는 고개를 숙였다. 아들의 이름을 아는 사람이었으니.

선비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할 말은 이미 다 적혀 있었으니.

그리고 물로 들어갔다.

소리도 나지 않았다.

한참 뒤에 멀리서 숨비소리가 한 번 들렸다.

살아 있다는 뜻이었다.

세 사람은 다시 노를 잡았다.

다섯

뭍에 닿은 곳은 작은 포구였다.

거기서부터는 걸었다. 사흘을 걸어 산길로 들었다.

속리산 어딘가에 암자가 하나 있다 하였다. 불을 들고 궁궐 앞에 섰던 여인이 거기서 목탁을 친다 하였다. 그 이야기를 배쇠는 어느 주막에서 들었고, 수겸은 그 이야기가 자기가 아는 이야기의 뒷부분이라는 것을 알았다.

산문 앞에 사내 셋이 섰다.

바다 냄새가 나는 사람들이었다.

여섯

정안은 그들을 안으로 들이지 않았다. 마당에 자리를 폈다.

수겸이 품에서 사본을 꺼내 상 위에 놓았다.

정안이 한 장을 넘겼다. 두 장을 넘겼다.

그리고 손이 멈췄다.

"이 이름을 아시오."

정안이 고개를 들었다.

"알다마다요."

"내 아버지를 끌고 간 손이오."

일곱

그날 밤 정안은 이름들을 하나씩 짚어갔다.

"이 사람은 대비마마 곁에 있었소."

"이 사람은 아버지 장례에 왔었소."

"이 사람은 내 손을 잡고 울었소."

수겸이 물었다. 어찌 그리 아시오.

"어릴 적 궁궐에서 다 본 얼굴이오."

그리고 정안이 말했다.

"글은 누가 썼는지 모르오. 그러나 누가 시켰는지는 내가 아오."

"장부에는 이름만 있으나, 내 안에는 얼굴이 있소."

배쇠가 그때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같이 가시겠소."

정안은 한참 말이 없었다. 십 년을 산에서 산 사람에게 다시 내려오라 한 것이었다.

여덟

새벽에 정안이 답했다.

"젊어서는 횃불을 들었소."

"그 불로 아무것도 못 살렸소. 다 태우고 빈 손으로 돌아왔소."

"그때 알았소 — 분노는 오래 못 가오."

"그러나 기억은 오래 가오."

그리고 말했다.

"나는 이제 불이 아니오. 나는 증인이오."

같이 가겠다는 뜻인지 아닌지 셋은 알지 못했다.

새벽에 산을 내려왔다. 돌아보니 암자 문이 열려 있었다.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홉

그 뒤의 일은 이 이야기가 알지 못한다.

한양에 닿았는지, 그 장부를 누구에게 내밀었는지, 이름이 불렸는지 다시 지워졌는지 — 아무 기록에도 없다.

다만 그해 겨울, 북쪽 국경이 뚫렸다는 것만은 기록에 있다.

여진이 강을 건넜고 성 셋이 사흘에 무너졌고 나라가 죄인을 사면하였다.

그리고 그 무렵 남녘의 어느 포구에서 흰 돛을 단 배 한 척이 짐만 부리고 사람 없이 남았다는 이야기가 잠깐 돌았다.

그것이 그 배였는지는 아무도 확인하지 않았다.

섬에서는 그 여자가 계속 물에 들어갔다.

새벽 물때에 태왁을 안고 걸어 들어갔고, 저녁에 나왔다. 전복을 캤고 미역을 말렸다. 전과 같았다.

다만 한 가지가 달라졌다.

가끔 그녀는 북쪽 여울로 내려갔다. 캐러 가는 것이 아니었다. 갈라진 뱃전 사이에 앉아 잠시 있다 올라왔다.

열두 사람의 이름을 그녀는 다 외웠다. 관의 문서에는 없던 이름들이었다. 그 어미들이 알고 있던 이름들이었다.

물 아래에서 그 이름을 하나씩 불렀다. 소리는 나지 않았다. 물속에서는 입을 열 수 없으니.

그래도 불렀다.

열하나

밤이 맑은 날에는 북쪽 수평선이 붉었다.

봉화인지 노을인지 그녀는 몰랐다.

그들이 닿았는지도 몰랐다.

바다는 말하지 않는다. 다 알면서 말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녀가 말하기로 했다.

노를 저어 나가며 어머니가 부르던 노래를 불렀다.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가서 돌아오지 않는 섬의 이름이었다.

그 노래에 그녀는 이름을 넣어 불렀다. 열두 사람의 이름을. 그리고 만난 적 없는 사람들의 이름도.

붓을 놓고 형장으로 간 사람. 탈을 버리고 길을 걷던 사람. 불을 들고 산을 내려온 사람. 마루 밑에서 글을 찾은 아이.

그들을 그녀는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그 이야기가 이 섬까지 왔다.

재 밑에 씨앗이 있었듯
물 아래 이름이 있었소

바다는 여전히 말하지 않았다.

그녀는 여기서 기다리기로 했다.

이 장의 음악

이 이야기는 음악으로 먼저 만들어졌습니다.
제6장 「섬과 별」의 네 곡을 들으며 읽어 보세요.

demosaii · 섬과 별 | Island and St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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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mosaii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국악과 힙합을 섞어 이야기를 만듭니다. 거문고, 가야금, 해금, 대금, 장구가 붐뱁 비트 위에 만나고, 가사는 전곡 한국어입니다. 세 개의 삼부작, 아홉 장의 앨범, 서른여섯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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