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 오너라 이리 오너라
저잣거리 광대가 왔다
웃기는 놈인지 무서운 놈인지
끝까지 보면 알게 된다
탈 하나 쓰면 양반이 되고
벗으면 다시 천민으로 돌아간다
종로 네거리 한복판에 서서
부채 하나로 세상을 뒤집는다
왼손엔 꼭두각시 오른손엔 장구채
입에서 나오는 건 웃음과 독
양반님 지나가면 허리 굽혀 절하고
등 뒤에선 그 걸음을 흉내 낸다
하하하 웃어라 배 잡고 웃어라
웃음 속에 칼이 있는 줄 모르지
누가 미친놈이냐 누가 광대냐
무대 위에 서면 내가 왕이다
진짜 미친놈은 궁궐 안에 있고
진짜 왕은 여기 장터에 있다
저잣거리 저잣거리
소문이 바람보다 빠르다
저잣거리 저잣거리
웃음이 칼보다 날카롭다
한 마디 던지면 천 리를 간다
포졸이 와도 증거가 없다
광대의 입은 잡을 수 없다
이미 백성의 귀에 들어갔다
낮에는 줄타기 밤에는 전령
주막에서 술 한 잔에 소식을 건넨다
제주도 유배 간 선비의 글이
내 노래 속에 숨어서 한양까지 왔다
포도청 나졸이 수상하다 쳐다봐도
나는 그냥 광대 바보짓하는 놈
탈춤 한 바탕에 양반을 조롱하면
백성들은 웃고 양반은 불편하다
그 불편함이 내 무기다
웃음으로 포장한 진실의 칼날
누가 미친놈이냐 누가 광대냐
무대 위에 서면 내가 왕이다
진짜 미친놈은 궁궐 안에 있고
진짜 왕은 여기 장터에 있다
저잣거리 저잣거리
소문이 바람보다 빠르다
저잣거리 저잣거리
웃음이 칼보다 날카롭다
한 마디 던지면 천 리를 간다
포졸이 와도 증거가 없다
광대의 입은 잡을 수 없다
이미 백성의 귀에 들어갔다
사람들은 묻는다 왜 광대가 됐냐고
선택한 게 아니다 태어날 때부터 천민
하지만 이 자리가 나를 자유롭게 했다
양반은 체면에 묶이고 왕은 왕관에 묶여
나만 자유롭다 아무것도 없으니까
잃을 게 없는 놈이 제일 위험한 법
이 장구채 하나가 내 칼이고
이 탈 하나가 내 갑옷이다
저잣거리 저잣거리
소문이 바람보다 빠르다
저잣거리 저잣거리
웃음이 칼보다 날카롭다
한 마디 던지면 천 리를 간다
포졸이 와도 증거가 없다
광대의 입은 잡을 수 없다
이미 백성의 귀에 들어갔다
이리 오너라 이리 오너라
다음 장터에서 또 만나자
소문은 이미 떠났다
바람아 좀 더 빨리 불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