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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노트 · HISTORY

노래 속 실제 기록

WHAT IS REAL IN THESE SONGS

인물과 사건은 지어낸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서 있는 제도와 풍속은 실제로 있었던 것들입니다.

승정원일기

承政院日記

국왕 곁에서 오간 말과 결재를 날마다 적은 기록입니다. 지금 남아 있는 것만 3,243책, 글자 수로는 2억 자가 넘습니다.

1999년에 국보로 지정됐고, 2001년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원본은 세상에 한 부뿐입니다. 여러 곳에 나눠 보관하던 실록과 달리, 이것은 필사본이 없습니다.

한 부뿐인 기록은, 지우려는 사람 입장에서는 한 번이면 충분합니다. 이 이야기가 시작된 자리가 거기입니다.

이 곡에서 — 소금 편지  ·  빈 궁궐 메아리  ·  피의 옥새

사초와 사관

史草 · 史官

사관은 왕이 있는 자리에 함께 있으면서 보고 들은 것을 적었습니다. 그 초고를 사초라 합니다.

핵심은 왕도 그것을 볼 수 없었다는 점입니다. 당대의 권력이 손댈 수 없어야 뒷날의 기록이 된다는 원칙이었습니다. 실록은 왕이 죽은 뒤에 이 사초들을 모아 편찬했습니다.

이 이야기의 인물들이 목숨을 걸고 지키려는 것도, 누군가가 없애려는 것도 결국 그 종이 한 장입니다.

이 곡에서 — 피의 옥새  ·  붓끝에 칼  ·  소금 편지

조선왕조실록

朝鮮王朝實錄

태조부터 철종까지 472년을 담은 편년체 기록으로, 19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습니다.

여러 사고에 나누어 보관했기 때문에 전란을 겪고도 살아남았습니다. 기록을 흩어 두는 것이 곧 기록을 지키는 방법이었습니다.

노래 속에서 한 여인이 '실록 한 줄 없이' 사라졌다고 할 때, 그것은 존재하지 않았다는 뜻이 아니라 지워졌다는 뜻입니다.

이 곡에서 — 도깨비불  ·  피의 옥새

갑자사화와 폐비 윤씨

甲子士禍 · 廢妃 尹氏

윤씨는 성종의 계비였고 연산군의 생모였습니다. 폐위된 뒤 1482년에 사약을 받았습니다.

1504년, 연산군이 그 일의 전말을 알게 된 것을 계기로 대규모 숙청이 일어났습니다. 이를 갑자사화라 부릅니다.

이 프로젝트의 왕과 여인은 실존 인물이 아닙니다. 다만 '기록에서 지워진 여자'와 '그 여자를 잃고 변한 왕'이라는 구도는 이 사건의 그림자 위에 서 있습니다.

이 곡에서 — 빈 궁궐 메아리  ·  도깨비불  ·  피의 옥새

의금부

義禁府

왕의 명을 받아 중죄인을 신문하고 다스리던 기관입니다. 일반 관아가 아니라 왕명이 직접 닿는 곳이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글을 쓴 죄로 끌려가는 인물들이 지나는 문이 여기입니다.

이 곡에서 — 붓끝에 칼  ·  마지막 붓

사헌부

司憲府

관리를 감찰하고 탄핵하며, 왕의 잘못에도 말을 얹던 기관입니다. 사간원·홍문관과 함께 삼사라 불렀습니다.

말을 하라고 만들어 둔 자리에서 말을 한 사람이 벌을 받을 때, 그 나라는 이미 다른 나라가 되어 있습니다.

이 곡에서 — 왕의 길목

과거

科擧

관리를 뽑던 시험입니다. 붙으면 신분이 아니라 실력으로 올라선 사람이 되고, 떨어지면 평생 준비생으로 늙었습니다.

이 이야기의 선비들은 그 시험을 통과한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통과했기 때문에 쓸 수 있었고, 썼기 때문에 유배를 갔습니다.

이 곡에서 — 왕의 길목  ·  붓끝에 칼

유배와 위리안치

流配 · 圍籬安置

유배는 죄인을 먼 곳으로 보내 살게 하는 형벌입니다. 그중 위리안치는 집 둘레에 가시나무 울타리를 치고 그 안에서만 지내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제주처럼 바다를 건너야 하는 곳은 가장 무거운 축에 들었습니다. 죽이지 않으면서 지우는 방법이었습니다.

이 곡에서 — 유배길  ·  붓끝에 칼  ·  소금 편지

제주 해녀와 숨비소리

濟州 海女

숨비소리는 해녀가 물질을 마치고 올라와 참았던 숨을 한 번에 내쉴 때 나는 휘파람 같은 호흡음입니다.

빗창은 전복을 바위에서 떼어내는 쇠 도구이고, 테왁은 가슴에 안고 뜨는 부표입니다. 산소통 없이 맨몸으로 드는 것이 이 일의 방식입니다.

제주해녀문화는 2016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고, 2017년에는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습니다.

이 곡에서 — 숨비소리  ·  물 아래  ·  물로 돌아간 여자

이어도

離於島

제주 남쪽 바다에 실제로 있는 수중 암초입니다. 물 위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눈으로는 볼 수 없습니다.

그런데 전설이 먼저 있었습니다. 제주 사람들은 바다에서 돌아오지 못한 이들이 그 섬에 가 있다고 말해 왔습니다. 발견은 나중이었습니다.

가서 돌아오지 않는 섬이라는 말은 그래서 은유가 아니라 지명입니다.

이 곡에서 — 이어도  ·  숨비소리  ·  물 아래

봉수

烽燧

산봉우리마다 세운 봉수대에서 낮에는 연기로, 밤에는 불로 소식을 이어 보내던 통신 체계입니다.

단계가 있었습니다. 아무 일 없으면 하나, 적이 나타나면 둘, 국경에 가까워지면 셋, 넘어오면 넷, 싸움이 붙으면 다섯. 불의 개수가 곧 문장이었습니다.

봉화가 하나에서 다섯으로 올라가는 밤은, 말이 도착하기 전에 이미 모두가 알게 되는 밤입니다.

이 곡에서 — 마지막 봉화  ·  모여라

탈춤

탈춤

탈을 쓰고 추는 춤이자 연극입니다. 핵심은 탈을 쓰면 누구인지 알 수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양반을 조롱하고 중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대사가 가능했습니다. 벌하려 해도 벌할 사람이 없었으니까요.

이 이야기의 광대가 선비의 글을 노래에 숨겨 한양까지 옮길 수 있었던 것도 같은 원리입니다. 종이는 잡히지만 소리는 잡히지 않습니다.

이 곡에서 — 저잣거리  ·  길 위의 그림자

옥새

玉璽

국왕의 도장입니다. 문서에 찍히는 순간 그것은 개인의 뜻이 아니라 나라의 결정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도장 대신 다른 것을 찍는 장면은 단순한 비유가 아닙니다. 나라의 이름으로 하던 일을 사사로운 일로 바꿔 버리는 행위입니다.

이 곡에서 — 피의 옥새  ·  두 걸음

북두칠성과 칠성판

北斗七星 · 七星板

북두칠성은 뱃사람에게 방향이었고, 동시에 수명과 죽음을 관장한다고 믿어진 별이었습니다.

칠성판은 관 바닥에 까는 널빤지로, 북두칠성 모양의 구멍을 뚫었습니다. '칠성판을 진다'는 말이 곧 죽으러 간다는 뜻이 된 것도 여기서 나왔습니다.

바다로 나가는 사람이 별을 보고 방향을 잡는 것과, 죽은 사람이 그 별 위에 눕는 것이 같은 일곱 개의 별입니다.

이 곡에서 — 북두칠성

이 프로젝트의 왕과 선비, 어부와 해녀는 실존 인물이 아닙니다.
특정 사건을 재현한 것도 아닙니다.
다만 지워진 기록과 그것을 다시 적은 사람들이 실제로 있었다는 것,
그 사실 위에 이야기를 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