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다 안다 하였소
말하지 않을 뿐이라 하였소
그러나 오늘은
내가 말하겠소
섬에 남았소 뭍으로 가지 않았소
그들은 북으로 가고 나는 아래로 갔소
태왁을 다시 안고 물에 드오
오늘은 전복을 캐러 가지 않소
오늘은 부르러 가오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가고 오지 않는 섬
이어도 사나
이름을 두고 간 사람들
이어도 사나
여기 있소 여기 있소
내가 다 외웠소
갈라진 뱃전에 열두 사람이 있었소
누구의 아들이고 누구의 지아비였소
관의 문서에는 이름이 없었으나
그 어미들은 다 알고 있었소
늙은 어부의 큰아들 — 그 이름을
내가 물 아래에서 데리고 올라왔소
그 아비가 북으로 갔소
아들의 이름을 부르러 갔소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가고 오지 않는 섬
이어도 사나
이름을 두고 간 사람들
이어도 사나
여기 있소 여기 있소
내가 다 외웠소
붓을 놓고 형장으로 간 사람
탈을 버리고 길을 걷던 사람
불을 들고 산을 내려온 사람
마루 밑에서 글을 찾은 아이
나는 그들을 본 적이 없소
그러나 그 이야기가 이 섬까지 왔소
바다는 멀어도 말은 오오
재 밑에 씨앗이 있었듯
물 아래 이름이 있었소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가고 오지 않는 섬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이름을 두고 간 사람들
붓은 꺾여도 먹은 마르지 않고
불은 태워도 소금은 지키니
여기 있소 여기 있소
내가 다 외웠소
밤이 맑은 날에는
북쪽 수평선이 붉소
봉화인지 노을인지 나는 모르오
그들이 닿았는지 나는 모르오
바다는 말하지 않소
나는 여기서 기다리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