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명이오
압록이 얼었다
얼면 건너온다
삼읍이 사흘 만에 무너졌다
봉수가 남으로 남으로 오른다
모여라 — 모여라
북에서 온다 — 북에서 온다
죄를 묻지 않는다 — 죄를 묻지 않는다
유배인도 오라 — 오라
노비도 오라 — 오라
도적도 오라 — 오라
활을 쥐어라
창을 쥐어라
낫을 쥐어라
없으면 돌을 쥐어라
모루를 두드려라
쇠를 녹여라
종을 녹여라
사슬을 녹여라
궁궐이 부른다 — 우리는 궁궐을 미워한다
그래도 부른다 — 그래도 간다
미워하면서 간다
눈이 온다 쇠가 운다
눈이 온다 쇠가 운다
북으로 북으로
눈이 온다 쇠가 운다
살아 돌아올 자 몇이더냐
모르겠다 모르겠다
그래도 간다
그래도 간다
누가 부르느냐 — 왕이 부른다
누가 가느냐 — 우리가 간다
그날 밤 고개마다 불이 올랐다
봉수가 아니라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