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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쇠 · TRACK 3

모루

THE ANVIL

앨범 눈과 쇠 · 3번 트랙  ·  이 장의 이야기 읽기 →

쇠는 울지 않는다
울 때까지 때리면 운다

사흘째 불을 끄지 않았다
풀무가 사람 대신 숨을 쉰다
마을에서 실어온 것들이 마당에 쌓였다
저것이 무엇이냐 묻지 않는다
쇠면 된다

녹인다
종을 녹인다
녹인다
사슬을 녹인다
쇠는 무엇이었는지 묻지 않고
무엇이 될지도 묻지 않는다
나는 칼을 만들지 않는다
남은 것을 녹일 뿐이다

절에서 종이 왔다
백 년을 울던 종이었다
스님이 아무 말 없이 두고 갔다
관아에서 죄인의 사슬이 왔다
누구를 묶었던 것인지 나는 모른다
어느 집에서 솥이 왔다
밥을 짓던 솥이다
어느 선비의 붓대에 박힌 쇠도 왔다
그것은 작아서 화살촉이 되었다

쇠는 기억한다
녹여도 기억한다
칼이 되어도 그 안에 종이 있다

녹인다
종을 녹인다
녹인다
사슬을 녹인다
쇠는 무엇이었는지 묻지 않고
무엇이 될지도 묻지 않는다
나는 칼을 만들지 않는다
남은 것을 녹일 뿐이다

젊은 놈들이 줄을 선다
칼 한 자루 주시오
아직 식지 않았다 하였다
그래도 달라 하였다
뜨거운 것을 그대로 쥐고 갔다
손이 익었을 것이다
북쪽으로 가는 길에는
손보다 급한 것이 있는 모양이다

불은 태우고
소금은 지키고
쇠는 기억한다
나는 기억을 두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