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두칠성은 자리를 바꾸지 않는다
다른 별이 다 돌아도
그 일곱 개만은 북쪽에 남는다
그래서 뱃사람은 그것만 믿는다
평생 남 몰래 물길을 저었다
오늘은 처음으로 북쪽으로 저어간다
숨기려고 익힌 뱃길이었는데
이제는 드러내려고 그 길을 쓴다
돛을 올린다 검은 돛이 아니라
아무것도 감추지 않은 흰 돛이다
누가 보아도 좋다 오늘은
바람 탓이 아니라 내 탓이다
북두칠성 북두칠성
자리를 바꾸지 않는 일곱
북두칠성 북두칠성
우리도 오늘은 돌아서지 않는다
사십 년 이 바다를 알았지만
오늘 처음으로 바다가 낯설다
아들이 어디 있었는지 이제 안다
파도가 데려간 것이 아니었다
사람이 배를 가라앉힌 것이었다
십 년을 바다를 원망하며 살았구나
미안하다 바다야 네가 아니었구나
이제 원망할 곳을 찾아 간다
늙은 몸이 어디까지 갈지 모르나
아들의 이름 하나는 부르고 죽겠다
북두칠성 북두칠성
자리를 바꾸지 않는 일곱
북두칠성 북두칠성
우리도 오늘은 돌아서지 않는다
품 안에 두 벌의 글이 있다
소금에 전 원본과 내가 옮긴 사본
한 벌은 증거고 한 벌은 목숨이다
어느 쪽을 잃어도 나머지가 남도록
십 년 전 어느 선비가 이 길을 걸었다
그는 붓을 들고 형장으로 갔다
나는 그가 못 가진 것을 가졌다
그를 죽인 자들의 이름이 여기 있다
뭍에 닿으면 나는 어찌 되는가
나는 이미 잃을 것이 없다
나는 이 글만 전하면 된다
그러면 됐다 — 노를 저어라
북두칠성 북두칠성
자리를 바꾸지 않는 일곱
북두칠성 북두칠성
우리도 오늘은 돌아서지 않는다
바다가 십 년을 지켰으니
사람이 하루를 못 지키겠느냐
그런데 뒤를 돌아보니
그 여자가 뱃머리에 서 있었다
섬 쪽을 보고 있었다